헌책7 2024. 7. 18. 18:55

나무 의자들이 모처럼
원탁을 마주하며 둘러 앉았다
녹음이 짙게 깔린 시원한 그늘 밑에서
늘 앉는 이들을 힘겹게 지탱해주던
의자들이 모처럼 휴식을 즐긴다

생명의 푸르름은
산 자의 여유
죽어도 쓰임 받는
나무 의자를 위로하기 위해
긴 팔을 뻗고
이파리를 흔들어 부채질한다

무더위 속에 기꺼이 그늘 내어준
푸른 생명들이
죽어서도 아니 편안한 그들을
새근새근 낮잠 재운다

하늘 아래
달콤한 쉼은
거창한 것이 아닌
단지 낮잠 같은 것임을
그들도 진작 알고 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