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단상

시끄러운 소리

헌책7 2024. 6. 6. 17:11

두 나무가
거리를 두고
누가 더 큰가 다툰다
건시나 감이나
거기서 거기 아니던가
낮부터 뭐가 중요하다고 얼굴 붉힌다

그 모습에 부끄러움 참다 못한
붉게 물든 노을이
기꺼이
하늘에 줄자를 펼쳐
두 나무 키를 재니
겨우 울타리 조금 넘는
그 작은 수치(數値) 앞에
할 말을 잃는다

세상에 가장 시끄러운 소리는
누가 더 큰가 다투는 소리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소리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의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