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선

지난 5월 29일은 수요예배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예배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정해진 시간을 기다리는데 인터넷 연결이 안 되었다는 신호가 방송용 컴퓨터에 보였습니다. 모뎀의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기를 반복하고 컴퓨터 선을 다시 연결해보기도 하고 컴퓨터 자체를 다시 부팅시켜 보기도 하였습니다. 서비스센터에 급하게 전화를 걸어 원격으로 인터넷망을 초기화시켜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했습니다. 결국 예배 시작 시간이 40분가량이 지나 예배를 드리지 못했고 출장서비스를 의뢰하는 것으로 마쳤습니다.
다음날 오후, 통신사 직원이 나와 전봇대에서 교회로 들어오는 인터넷 라인을 살펴보더니 어딘가 끊어졌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교회 건물의 옥상을 지나 반대편으로 선을 넘겨 실내로 들어오는 구조였는데 중간에 끊어진 것입니다.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햇빛에 오랜 시간 노출이 되면 끊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선이 끊어진 줄 모르고 컴퓨터와 모뎀만 가지고 씨름을 했으니 인터넷 연결이될 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지면 아무리 열심히 살고, 부지런히 일해도 성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알고 보면 성과를 얻을 수 없음이 은혜입니다. 사도 요한의 말씀처럼 스스로 열매를 맺는 가지는 없습니다.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지가 열매를 맺듯이 주님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우리의 열심만으로 결실을 거둘 수 없습니다(요 15:4). 접속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수시로 세상과 연결된 핸드폰을 통해 문자를 하고 전화를 하고 검색을 합니다. 핸드폰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핸드폰이 없으면 무기력증을 느낄 정도입니다. 그러나 정작 하나님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심지어 단절되어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어 주님과의 관계의 선이 튼튼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