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말씀 #즐거움 #행복 #묵상
- 시편 #119편
- 고난 #소망 #수치 #오직 한 길
- 맛 #말씀 #마음의 기울어짐 #영의 양식 #꿀 #힘
- 저공 #활주 #교만 #둥지
- 반지성적 #계시의존사색 #꾸란 #하디스 #해석자 #기복신앙
- 말씀 #즐거움 #유영 #피로 #사모함
- 봄 #넉넉함 #조화 #아름다움 #더함
- 배 #비 #적정선 #겸손의 머리
- 심겨진 곳 #꽃 #길가
- 전율 #사랑 #신랑 #예수
- 사랑 #밀어 #백합화 #가시나무 #부족
- 자리 #경쟁 #전쟁 #삶 #십자가
- 사형 #십자가 #빌라도 #죄 #진리
- 어른 #길 #예수 #마음의 울림
- 물받이 #실존 #시냇가 #나무 #하나님
- 미세먼지 #봄 #영롱한 빛 #씻어내주다 #비
- 오블완
- 꽃잎 #앙다물다 #빗방울 #눈물
- 가시 #연한 잎 #속정
- 믿음 #더딤 #말씀 #현실 #사탄
- 회개 #삶 #능력 #성령 #죄
- 삶 #격려 #청량음료
- 질서 #꽃 #조화 #아름다움
- 휴식 #나그네 #삶
- 비둘기 #여유
- 티스토리챌린지
- 죽음 #사랑 #십자가 #부활 #하나님
- 집 #밭 #일터
- 청혼 #초대 #봄
- Today
- Total
목록일상사색 (40)
헌책
실내에서 화초를 키우다 보면 꼭 필요한 것이 물받이입니다. 화분에 갇힌 화초는 물을 주지 않으면 달리 물을 공급받을 길이 없습니다. 뿌리를 뻗어 물을 찾는 야생의 화초와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화초마다 물을 주는 주기와 방식은 다 차이가 있습니다. 화분을 물에 충분히 담가 두었다가 빼내는 화초가 있는가 하면 화분 위에서 충분히 젖을 수 있도록 뿌려주어야 하는 화초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경우에 꼭 필요한 것은 물받이입니다.한번은 물을 주는 것을 깜박 잊고 얼마 동안이 지났습니다. 물받이에는 물이 흥건한데 화분의 흙은 바짝 말라 있었습니다. 물이 있어도 말라가는 화초를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온 세상에 가득해도 정작 우리의 일상과 삶의 자리에 뿌려지지 않으면 누릴 수 없..
플랫폼에 지하철이 들어오면 빈자리를 먼저 차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됩니다. 네가 앉으면 내가 서서 가는 구조이다 보니 장거리를 가야 하거나 몸이 피곤한 경우에는 더욱 자리에 대한 집착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은 자리가 여럿 보여서 어디로 갈까 잠시 두리번거렸습니다. 그 짧은 순간이 지나고 보니 모든 자리에 사람이 앉아 빈자리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탈 때부터 이 자리는 내 것이라고 덤비는 자들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딱 그 자리만 보고 직진하니 그 자세가 전쟁 중에 밀고 들어오는 탱크와도 같았기에 생각의 비무장으로는 이길 수 없었습니다.현대사회에서 경쟁은 곧 전쟁입니다. 출근전쟁, 입시전쟁 등 우리는 극한의 경쟁을 전쟁이라고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이는 비단 일상의 삶만이 아닙..
어른의 길‘돈은 똥이다. 모아두면 악취가 나지만 흩어뿌리면 거름이 된다.’ 이는 한동안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헌법재판소에서 소장권한대행으로 일하다가 최근 퇴임한 문형배 재판관이 2019년 4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했던 말이 다시금 회자 되면서 조명된 김장하 선생의 말씀입니다. 당시 문 재판관은 "김장하 선생은 제게 자유에 기초해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해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며,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히 연결하는 것이 가능한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몸소 깨우쳐 주셨다"고 소개했습니다. 문형배 재판관에게 큰 울림이 되었던 또 하나의 김장하 선생의 말이 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에서 선생은 “나에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 사회에 있는 것을 너에게 주었을 뿐이다. 갚아야 한다고 생각..
화초를 키우다 보니 제일 큰 어려움은 월동하는 것이었습니다. 넓은 터가 있어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난로를 피워 실내를 따듯하게 하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 도시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차선으로 햇빛이 잘 들고 배수가 잘되는 베란다를 찾기 마련입니다. 그것도 없으면 하는 수 없이 거실과 방 등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아끼던 화초가 겨우내 동사(凍死)할까봐 실내에 보관했습니다. 제때 물주기도 어려웠고 일조량도 부족해서 제대로 보관되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봄이 되어 하나씩 하나씩 조심스럽게 밖으로 꺼내었습니다. 그중에는 뿌리가 썩어서 죽은 것도 있고 환경이 맞지 않았는지 시들해진 것들도 있었습니다.그런데 놀라운 것은 동사할까봐 실내에 보관했던 화초 중에 월동해야 하는 것도..
어제는 1년 4계절의 날씨를 하루에 다 보았던 날이었습니다. 우중충한 날씨 속에 갑자기 함박눈이 내리더니 갑자기 해가 나서 화창해지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우박이 쏟아졌습니다. 가을로 시작해서 겨울로, 겨울에서 봄으로, 봄에서 갑자기 여름을 재빠르게 지나 늦가을로 바뀌었습니다. 옷으로 말하면 패션쇼 같은 날이었습니다. 워킹을 마친 모델이 순식간에 새로운 옷을 입고 나타난 것처럼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날씨의 화려한 변신이었습니다. 밖으로 내놓은 화분을 하나 둘 실내로 옮기다가 중단하고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이 정도의 날씨는 견뎌주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진 바람과 사나운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 세상에도 불구하고 싹이 나고 꽃봉오리가 맺힌 것이라면 더더욱 이러한 날씨 정도는 이겨..
어느 해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4월에 폭설이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연분홍 벚꽃이 만발하던 봄날에 뒤늦은 눈꽃의 시샘에 형형색색 봄꽃들을 모두 하얗게 물들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추위를 차마 견디지 못한 꽃들이 시들고 새싹은 동사했습니다. 누가복음 12장에서 예수님은 “구름이 서쪽에서 이는 것을 보면 곧 말하기를 소나기가 오리라 하나니 과연 그러하고 남풍이 부는 것을 보면 말하기를 심히 더우리라 하나니 과연 그러하니라”라고 말씀하시며 “너희가 천지의 기상은 분간할 줄 알면서 어찌 이 시대는 분간하지” 못한다고 책망하셨습니다. 그러나 정작 시대를 분간하지 못한 것은 외식하는 자들만이 아니라 ‘계절도 자연도 분간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얼마 전에..
연탄의 순수 무게는 공교롭게도 3.65kg입니다. 그래서 보통 36.5도의 인간 체온에 비유되곤 합니다. 연탄을 나르는 것이 아니라 외롭고 쓸쓸해서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분들에게 사람의 체온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수백 장에 연탄 한 장만 덜 와도 서운해하며 마음 상해하는 것이 외로운 이들의 마음입니다. 텅 비어 허전한 그분들의 마음이 연탄 수백 장으로 채워질 리가 있겠습니까. 인간에게 외로움의 병은 지독하리만큼 아프고 쓰라린 고통이 아니겠습니까.연탄은 공장에서 나올 때 수분을 머금고 나옵니다. 공정 과정에서 물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실제 무게는 대략 4.2kg 내외입니다. 추운 날씨에는 수분이 얼어 연탄이 깨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렇지만 어제처럼 날이 포근한..
지방에 일이 있어 다녀와야 했는데 혼자서 차를 운전해서 가는 것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기차를 이용하기로 하고 예매해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예상보다 일찍 목적지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일정을 다 소화하고 가까운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예매표에 기재된 역보다 목적지에 더 가까운 역이 마침 있어 그곳에 가서 열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열차번호를 확인하니 여유롭게 역에 도착해서 차 한잔 마실 수 있었습니다. 역내에 있는 편의점에서 내린 커피였지만 여유를 즐기기에 딱 좋은 커피 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기실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께서 보자기에 싼 상자를 열더니 떡을 권하였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권하는 것을 보고 당황한 것은 저였습니다. 맛깔나는 떡을 먹고 나면 나머지 떡도 사야 하는 것은 아닌지..
교회에서 가까운 전철역을 가자면 왕복 6차선의 넓은 횡단보도를 건너고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도 건너야 합니다. 또한 넓지 않은 왕복 2차선의 도로에 신호등이 있어 신호 무시하고 건너기에는 마음에 걸리고 신호를 기다리자니 마음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애써 신호를 못 본척하고 건너기도 하고 큰 폭의 걸음으로 좌우도 살피지 않고 무작정 건너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분들은 신호를 기다리는 자들을 비웃듯이 지나갑니다. 신호를 기다리며 서있는 것만으로도 괜스레 바보가 되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한번은 멀리서 파란 신호를 보고 열심히 뛰었는데 막 빨간 신호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뛰어온 거리가 아까워서 그냥 신호 무시하고 건너버렸습니다. ‘아 이런 마음에서 신호를 무시하는구나’라는 ..
제법 쌀쌀한 기온을 유지하던 어느 날, 젊은 여성이 개 한 마리와 함께 산책을 나왔습니다. 개가 주인보다 더 화려했습니다. 알록달록한 옷을 입었다고 하기에는 엉성하기에 적절하지 않았고 걸쳤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줄근히 구겨진 옷을 대충 챙겨입고 나온 여주인에 비해 개는 훨씬 더 우아하고 품위가 있어 보였습니다. 얼마를 앞서가던 개가 갑자기 코를 땅에 처박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습니다. 주인이 호기심에 무엇인가 가까이 가서 보니 다른 개의 배설물이었습니다. 주인이 화들짝 놀라 목줄을 있는 힘껏 당겼습니다. 화려하게 걸쳤어도 개의 습성까지는 가리지 못했습니다. 화려한 색상으로 몸을 감싸고 나왔지만 더럽고 지저분한 것에 코를 가까이하는 그의 습성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화려한 옷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