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물 내외에는 다양한 화초들이 있습니다. 계단에도, 입구에도 그리고 서재 창가에도 화초들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흔히 행운목이라 불리는 드라세나(Dracaena fragrans)도 몇 그루 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화사하게 꽃이 핀 것도 있고 향기가 나고 공기 청정효과도 있다고 하는데 전혀 모르겠습니다. 화초에 문외한 제가 보았을 때는 ‘물충이’, ‘공간충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일은 안 하고 밥만 축내는 ‘식충이’처럼 살아있으니 물을 안 줄 수도 없고 잎이 넓으니 다닥다닥 붙여놓을 수도 없어 자리만 차지합니다. 몇 년을 지켜보아도 꽃은 필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드라세나 프라그란스(행운목)가 꽃을 피울 확률은 실내 환경 기준으로 매우 희박하고 보통 10년 이상의 정성과 적절한 환경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해도 제 눈에는 그저 드라세나는 열매도 없고 꽃도 없고 향기도 없는 그야말로 3무(無) 식물로 자리만 차지할 뿐입니다.
세상에서 딱 교회가 그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세상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교회는 있으나 마나 한 존재일지 모릅니다. 존재의 필요를 느끼지 못해 떠나는 자들을 비난하기 전에 그들의 필요를 - 그것이 영적인 구원과 위로이든, 육적인 배부름이든 – 채워주지 못한 교회의 무능력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병이어를 가지고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기 전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이 말씀을 묵상합니다. 이 땅의 교회는 3무가 아니라 이미 3유(有)교회임을 너희가 보이라는 말씀처럼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