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6:1-13 묵상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눅 16:8-9)
불의한 청지기는 적어도 돈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돈'은 언제나 모호하고 모순적입니다. 돈을 멀리하고 싶지만 돈이 주는 유용성에 깊이 빠져있습니다. 더 나아가 많은 경우 돈을 소유하려는 욕심은 더 크고 강하기도 합니다. 돈이 우상이 될까봐 두려워하는 마음과 더 많은 돈을 소유하려는 마음이 서로 모순 속에 공존하다 보니 늘 갈등으로 인해 돈을 제대로 이용하는 지혜가 부족합니다. 불의한 청지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돈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얻었습니다. 이 시대에는 명예를 매우 중요시하는 시대였습니다. 불의한 청지기로 말미암아 주인의 너그러운 마음은 소문이 낫고 그의 명예는 높아졌습니다. 그야말로 돈을 제대로 이용할 줄 아는 지혜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한 영혼을 얻기 위해서 엄청난 낭비를 하시는 분이십니다. 이 낭비 속에는 돈도 포함됩니다. 중세시대 교회의 문제는 돈을 창고에 쌓아두려고 혈안이 되어 성경에도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사람들의 지갑을 털어갔지만 정작 쌓은 돈으로 가난한 자를 돌보거나 어려움 속에 있는 자들을 돕지 않았습니다. 전도와 선교도 그들의 관심은 아니었습니다. 오직 교회지도자들의 배만 채웠습니다. 돈을 사용할 줄도, 이용할 줄도 몰랐던 것입니다. 그들의 무지는 탐욕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친구를 사귀라'는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친구를 만드는 일'에 돈보다 더 유용한 도구가 있을까요? 아버지의 유산을 강탈해서 집을 나간 둘째 아들이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돈'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그 정도 낭비에 죽었던 아들이 살아왔으면 된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재산 반을 낭비해서라도 아들을 얻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라며 잔치를 벌였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구하는 지혜보다 사용의 지혜가 요구됩니다. 주신 자의 뜻대로 쓸 때 구하지 않아도 더 부어주시는 분이십니다. 불의한 시대에 우리의 지혜가 세상보다 못하니 안타까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