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순종은 단회적이지 않다

누가복음 22:39-53 묵상

'습관에 따라'라는 말씀은 쉬우면서도 어렵습니다. 사람이 어떤 습관을 몸에 익힌다는 것은 노력과 많은 시간을 요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태도와 자세가 중요한데 중간중간 태도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정말 많아 더 어렵게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기도가 자세의 흐트러짐을 막아준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노력이 먼저가 아니라 주님께 나아가는 것이 먼저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은혜 앞에 나아가는 것이 우선입니다. 은혜가 자세를 바르게 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습니다. 간절함과 순종의 마음을 담아 기도하신 것입니다. 반면에 바리새인이나 서기관은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더군다나 자신의 기도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도록 소리내어 기도했습니다. 기도로 자기의 의를 자랑한 것입니다. 인간 예수는 자신의 뜻을 앞세우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뜻이거든..." 라며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앞세웠습니다.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자기를 온전히 아버지께 내려놓는 기도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분조차도 더욱 간절히 기도하셨고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도록 기도하셨습니다. 이는 분명히 억지로, 조금이라도 불평의 마음이 없도록, 하는 수 없이 포기의 심정으로 십자가를 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아버지의 원하심과 같은 원함으로 십자가 위에 서기 위한 인간의 몸부림으로 올려드린 기도를 드린 것입니다. 나의 뜻을 관철시키는 기도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살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청하는 기도였습니다.

유다는 자신의 행동에 조금이라도 기도했을까요? 예수를 배신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을 때 얼마나 기도했을까요? 그는 기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기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기도는 호흡과 같아서 사탄이, 그의 그릇된 탐욕이 그의 영적인 호흡을 막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끊임없이 주님의 은혜 앞에 나아가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어둠의 권세가 초미세 먼지처럼 우리의 호흡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정되고 평안한 사역의 자리를 바랬지만 하나님은 그 자리가 아니라고 말씀하시고는 아버지가 원하시는 자리에 서라고 하신 것이 2007년입니다. 그 말씀에 의지하여 2008년에 교회를 설립했습니다. 그러나 말씀의 순종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거듭거듭 내 뜻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그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성과나 열매가 작아도 아버지의 뜻을 구하는 몸부림의 과정은 모두 기억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다시금 내 뜻 내려놓고 십자가를 붙잡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