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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떠밀려 가는 걸음

헌책7 2026. 1. 20. 18:54

출퇴근 시간대에 지하철을 타본 분들은 ‘떠밀려 간다’는 말의 의미를 잘 알 것입니다. 가다가 멈추거나 오던 길을 다시 되돌아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떠밀려 가는 중에 넘어지지 않도록 반짝 긴장해야 합니다. 삶의 궤적을 잠시 돌아보기라도 한다면 떠밀려 가는 순간이 꼭 지하철에서만 아니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때는 ‘내가 좋아서 가는 길이었고 내가 하고 싶어서 가는 길이었다’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드러내놓고 등을 떠미는 것은 아니었지만 '옆구리를 슬쩍 찌르는 것(넛지, Nudge)‘처럼 그 방향을 선택을 하도록 잘 짜여진 '넛지(Nudge)’를 당했던 순간은 많았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에스컬레이터 옆 계단을 피아노 건반처럼 만들고 소리가 나게 하자, 사람들이 재미를 느껴 계단 이용률이 크게 증가한 것처럼 은근하고 은밀한 떠밀림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배가 거센 바람에 떠밀려 가듯, 시대의 트렌드에 떠밀려 가는 시간도 얼마나 많습니까. 핸드폰만 해도 많은 기능이 필요하지도 않고 고가의 사양도 필요 없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사양이 높아지니 어쩔 수 없이 떠밀리듯 새 제품으로 사야 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경쟁이나 비교는 그중에 하나입니다. 왜 경쟁하는지 묻지도 않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사실만 남은 삶은 떠밀려 사는 삶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떠밀려 가는 삶의 특징은 표류(Drifting)입니다. 바람이 부는 대로, 물결이 치는 대로 움직입니다. 외부의 영향에 취약하고 수동적입니다. 적극적으로 보이게 할 뿐 실제로는 수동적입니다. 이에 반해 항해(Sailing)하는 삶이 있습니다. 변화의 진앙지(Epicenter)를 오직 예수께 두는 삶은 세상이 나를 흔들게 두지 않습니다. 주님이 하나님 나라의 복음으로 일으키신 ‘변화의 파동’에 자발적으로 편승하는 삶입니다.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무기력해 보이고 세상과 동떨어진 순진하고 동화같은 이야기처럼 취급되지만 결국 로마가 그러했듯 세상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일으키신 복음의 파동에 무릎 꿇게 될 것입니다. 폭풍의 눈처럼 조용하지만 반드시 복음의 지진은 모든 우상을 무너뜨리고 세상의 모든 가치를 뒤엎어 하나님 나라의 위대한 영광을 드러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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