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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검사

헌책7 2025. 3. 1. 17:10

안경에 스크래치가 많이 생겨서 늘 가던 안경점을 찾아갔습니다. 상호는 그대로인데 주인이 바뀐 곳이었습니다. 간판과 내부 인테리어는 그대로이지만 사람이 바뀌어서 그런지 내부 공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전에는 따스한 온기가 감도는 곳이었다면 지금도 냉랭한 느낌마저 있어 추운 날씨를 더 춥게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기왕에 안경을 새로 하니 시력을 측정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시력검사를 직원에게 요청했습니다. 다소 귀찮은 듯 별 이상이 없으면 그냥 쓰는 것이 제일 좋다는 말을 몇 번 반복하더니 그래도 요구하면 해드릴 수 있다는 말에 시력검사실로 따라 들어갔습니다. 기계의 전원이 켜지고 시력 테스트기에 턱을 괴고 있는데 하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다른 쪽 눈을 대라는 것입니다. 양쪽 눈의 시력을 재는 데 30초도 넘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날림입니다. 의심스럽게 괘씸한 마음에 시력검사를 마쳤으니 검사기록을 보여달라 했더니 특별한 차이가 없어 기록은 남기지 않았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무시당한 안경점에서 ‘예배’가 생각났습니다. ‘남을 위하여 돕거나 시중을 들려는 마음의 자세나 태도’를 서비스 정신이라 합니다. 예배를 표현하는 여러 영어 표현이 있지만 services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예배의 본질은 ‘온전한 드림’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태도가 예배입니다. ‘예배를 통해 무시당하는 하나님’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자세와 세상을 향한 마음의 태도가 다르지 않을 때 이것을 삶의 예배라고 하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품는 것이 또한 삶의 예배인데 우리의 예배는 어떠한가? 세상의 것으로 가득한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은 얼마나 무시를 당하셨을까? 드리는 둥 마는 둥한 예배로 마음 아파하셨을 하나님이 생각났습니다. 시력은 눈의 자세가 좋지 않을 때 나빠집니다. 세상의 거짓되고 선동된 생각에 오염된 시선으로 온전한 예배를 드릴 수 없기에 성령님의 교정을 구함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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