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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때

헌책7 2024. 5. 22. 07:16

‘인생이란 살아가야 할 때가 있고 살아지는 때가 있다’ 교회에서 멀지 않는 미용실 앞에 세워진 보드형 입간판에 쓰여진 글귀입니다. 지나다가 무심코 읽었는데 내내 입에서 되새김하게 하는 짧지만 긴 여운의 글이었습니다. ‘아등바등 살아야 할 때가 얼마나 많던가? 그래서 인생의 여정에서 쉽게 지쳐버리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살아지는 때’가 있다는 말에 머리보다는 마음이 먼저 수긍을 했습니다. 은혜 가운데 살아왔던 삶을 돌아보면 더욱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살아가야 하는 삶이 우리를 지치게 할 때 살아지게 하시는 은혜를 부어주시는 하나님이심을 새삼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고난의 때에도, 고통의 순간에도 견디어 내고 또 그렇게 살아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룻기에 나오는 나오미를 보면 삶의 의미와 이유가 모두 사라진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녀가 포기하지 않도록 룻을 곁에 붙여주시고 기업무를 자인 보아스를 보내셔서 풍성한 은혜 가운데 저절로 살아지는 삶으로 인도하셨습니다. 허무와 공허함으로 텅 빈 그녀의 삶이 기쁨으로 충만해졌습니다. 살아가야 한다는 삶의 고단함을 내려놓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험한 세상 속에서 우리를 부르셔서 말씀을 품고 살아가라고 힘을 주시고 능력도 주십니다. 그러나 때때로 지친 우리의 삶에 순풍 같은 은혜를 불어주셔서 거저 살아지게 하시기도 하십니다. 살다가 너무 지칠 때는 사명도 잠시 내려놓고 살아지게 하시는 은혜의 바람에 기대어 꽃비 맞으며 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미용실을 지나며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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