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 20:12-21 묵상
편지와 예물에는 감동을 주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 병 들어서 마음이 약해지고 외로움을 느낄 때 편지는 큰 위로가 됩니다. 그러나 병으로 약해졌을 때에 사탄에게도 좋은 기회가 된다는 것을 히스기야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몸이 약해질 때, 마음이 곤고하여 질 때 사탄이 공격하기 가장 좋을 때입니다. 이단은 지금도 공동체에서 뒤쳐진 자들을 노리고 있습니다. 병으로 인해, 마음의 어려움으로 심신이 약해질 때 영적으로도 주님과 간격이 이완되기 쉽습니다. 사탄은 이 틈을 노리는데 전문가입니다. 바벨론의 왕 브로닥발라단은 매우 영리한 자였습니다. 히스기야가 병들었다 함을 듣고 그에게 편지 뿐만 아니라 예물까지 보냈습니다. 이에 교만해지고 우쭐해진 히스기야는 바벨론 사절단에게 나라의 주요 시설물을 하나도 남김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동맹을 맺고자 하는 히스기야의 제스처였습니다.
자신의 병 고침을 위해서는 벽을 바라보며 그토록 간절하게 기도하던 그가 정작 나라의 장래가 걸린 대사를 결정하는 일에는 기도 없이 즉흥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또한 자신의 때에는 태평과 안전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안주하는 모습은 지극히 자기 중심적인 태도로 실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누구나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일이 계속 요구됩니다. 예수님께서도 감람 산에서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눅 22:42)라는 고뇌에 찬 기도를 간절히 드렸던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기도가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보이신 것입니다. 자시중심적 사고에서 하나님 중심적 사고로의 전환은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기도 외에는 가능하지 않음을 예수님께서 보이신 것입니다.
칭찬 받을 때, 우쭐거리고 싶을 때, 작은 성공에 도취될 때 그 때가 가장 위험한 때입니다. 십자가에서 예수와 함께 죽었다던 내가 살아나서 야생마처럼 날뛸 때이기 때문입니다. 한번의 죽음이 아니라 지속적인 죽음은 기도로만 가능합니다. 오늘도 기도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